나츠키 생일 SS
일어나서 바로 샤워를 하고 구석구석 꼼꼼하게 몸의 물기를 닦아냈다.
폐에 있는 공기를 밀어 내듯 숨을 크게 쉰 후, 욕실 앞에 놓여 있는 체중계 위에 올라 가본다.
「엥, 어째서!」
어제 밤보다 1킬로 늘어있는 수치에 놀라며 나츠키는 괴상한 소리를 냈다.
그러자 어깨위로 갑자기 얼굴을 내민 시즈루가 체중계를 들여다보며 재밌다는 듯 웃는다.
「늘었네요~」
「······」
「어젯밤에 운동 했는데 왜 그럴까요」
「알게 뭐야」
퉁명스레 내뱉는 나츠키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시즈루가 그 뺨에 가볍게 입맞춤해 왔다.
「좋은 아침. 혼자서 샤워하다니 매정해요」
「별로 시즈루를 깨울 필요는 없잖아」
「저도 같이 보고 싶은데」
「지금 웃었잖아. 난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웃지 않았는 걸」
아무것도 몸에 걸치지 않은 채 아직 체중계 위에 올라가있는 나츠키의 가슴으로 시즈루가 당연하다는 듯 손을 뻗어 왔다.
뒤에서 움켜쥐어졌다고 생각하자 그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평소의 신호.
순식간에 나츠키의 몸에 있는 복수의 스위치가 켜졌다.
「시즈, 룻···」
「분명 움직이는 게 시원찮아서 그래요」
「그런 건···」
「저에게 당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츠키가 움직이지 않으면」
「적···!」
「탐욕적인 나츠키···전 언제라도 기다리고 있어요」
귓가로 속삭여지는 달콤함 소리.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을 텐데 시즈루는 왜 이렇게 힘이 넘치는지.
「아, 아직···안 끝났어··!」
「함께 볼까요」
「이렇게 하고 있으면···숫자가 바뀌어 버리잖아!」
「땀을 흘려서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나츠키가 올라가 있는 체중계는 시즈루가 생일 선물로 사 준 것이다.
숫자만 표시되는 심플한 것이 아니고 체지방부터 내장 지방, 근육 량 그리고 체내 연령까지 알 수 있는 최신식의 체중계였다.
그러나 받은 당일.
설명서를 보면서 자신의 데이터를 넣고 속옷차림으로 그 위에 오른 순간 화면에 차례차례로 나타난 숫자에 나츠키는 기겁했다.
체지방이 이상하다.
내장 지방이 이상하다.
근육은 아직 괜찮다.
그러나 체내 연령이 실제 연령보다 훨씬 더 위였다.
「이, 이런 건!」
「나츠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되요~」
「그럼 너도 올라가봐!」
울컥하며 그렇게 소리치는 나츠키를 납득시키기 위해 시즈루도 자기 데이터를 입력한 후 앞치마를 두른 채 그 위에 선다.
체지방은 젊은 여성의 평균적 수치다.
내장 지방 같은 건 없다.
근육은 나츠키에 비하면 없기는 하지만, 체내 연령은 이 체중계로 표시될 수 있는 최소치였다.
「멀쩡한데요」
「······」
「나츠키」
「···알았다. 운동한다. 고기나 지방은 삼가고. 마요네즈는 칼로리를 줄인 걸로 바꾸고, 식후에 아이스크림도 안 먹을게」
그렇게 시즈루에게 맹세했다.
그리고 3일 정도 지났지만 아직 숫자는 변함없다.
여름방학 동안 집에서 너무 빈둥거린 탓이라고 생각하고, 낮에는 거실에서 시즈루가 다리를 잡아주며 각종 복근 운동에 힘쓴다.
그리고 밤에는 시즈루에게 짓눌려 3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실시했다.
그러나 체중은 줄기는커녕 반대로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를 몰라서 나츠키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오늘은 어떤가요···어라」
「······」
「지방은 조금 줄었네요」
「···응」
「체중이 는 건 근육 탓일지도 모르겠네요」
「겨우 3일로 그렇게까지 육체 개조가 될 리 있겠어」
「그래도 체내 연령도 줄었고」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내 나이보다 위잖아」
분해서 이를 간다.
어느새 이렇게 나태한 몸이 돼버렸는지.
외형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내부에서는 천천히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복근이나 등 근육이 서서히 사라져 완고한 내장 지방으로.
「부드러운 뱃살이네요」
「소, 손대지 마」
「전 나츠키가 어떤 모습이라도 좋아요」
「나는 싫다. 그런 튜브 낀 배는」
「가슴이 세 개라고 생각하면」
「바,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생각만으로도 호러다.
씨름선수가 아니니깐 속옷 위에 살 따위 걸치고 싶지 않다.
「그럼 역시 운동 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이렇게 하고 있는데!」
「아마 하는 방식이 틀린 게 아닐까요」
「시즈루가 말한 대로 하고 있잖아!」
전라라는 걸 잊고 휙 돌아서 시즈루를 마주한다.
그 피부를 훑어내는 시선이 에로한 빛을 띠었다.
「낮의 메뉴 조금 추가할까요」
「근력 트레이닝? 상관없어」
「밤의 메뉴를 조금 바꿔 볼까요」
「···어느 부분을」
밤에는 시즈루의 지시대로 몸을 움직이고 있다.
엄청 부끄러운 건 당연하다.
그러나 시즈루는 그 부끄러움을 교묘하게 피할 수 있도록 상냥하게 유도해 주고, 게다가 평소보다 깊은 쾌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 거스르는 일 없이 시즈루에게 짜 깔리고 있었다.
「제가 좀 더 수동적이 될 테니깐. 나츠키가 리드해 주세요」
「···내가?」
「제 몸. 마음대로 써도 좋아요. 좋을 대로 움직여도 상관없으니깐」
「···조, 좋을 대로?」
「그 어떤 애크러배틱한 체위라도 괜찮아요」
「애, 애크러배···틱?」
시즈루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광경이 전개되고 있을 것이다.
분명 나츠키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한 것임에 틀림없다.
좋을 대로라고 해도, 대체 어떤 것이 좋은 것인가 조차 나츠키는 모르고 있다.
「하지만」
「···워, 뭔데」
‘오늘 밤부터 나츠키가‘라고 말한 순간부터 정신을 살짝 잃고 있자 시즈루의 양팔이 상냥하고 나츠키를 껴안아 왔다.
「좀 전에 제가 한 말. 진심이니깐」
「말이라니···?」
「제가 좋아하는 건 나츠키의 그 깨끗한 영혼이니깐. 그러니깐 그 어떤 모습이 되어도 전 변함없이 나츠키를 사랑해요」
「···가슴이 세 개라도?」
「가슴이 네 개라도」
네 번째는 도대체 어디냐.
그렇게 태클 걸려고 한 순간을 알아챈 듯 입술이 부드럽게 막혔다.
천천히 체중을 실어오는 얼굴을 손바닥으로 감싸면서 나츠키도 그 입맞춤에 솔직하게 응한다.
아직 올라가 있던 체중계가 두 사람 분의 무게에 끼릭하고 소리를 냈다.
원문 : M (SS창고)
그리고 나츠키 생일